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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원하는 게 있다면, 밥그릇을 집어 던지듯 표현해봐

래브라도가 사는 집, 밥그릇이 잠깐 쉬고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뒤편에는 큰 주택 하나가 있는데, 갈색 래브라도 한 마리가 살고 있다. 한 번도 가까이서 본 적은 없지만, 창문 너머로 항상 보이는 친구이다. 몇 번이고 웃음을 주는 이 녀석이 참 마음에 든다. 

 

어떻게? 아침이고 오후이고 저녁이고, 배가 고플땐 자기의 스테인리스 밥그릇을 입에 물고 서성인다. 가끔은 집 지붕 위를 밥그릇을 물고 걸어 다니기도 한다. 그렇게 주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 스테인리스 밥그릇을 입으로 집어던져버린다. 주인에게 욕구를 표출하는 최후통첩이다. 스테인리스가 바닥을 땡그르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녀석의 귀여운 투정 소리이다.  

 

자기표현이 너무나 명확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한결같은 이 녀석이 매번 눈에 들어온다. 강아지 마저도 자신이 원하는 걸 그렇게 표현하는데, 우리의 인간관계에서도 적용해 봐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가 나의 배고픔을 혹은 나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는 것. 표현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밥그릇을 집어던지는 멍멍이처럼, 우리도 주장하자. 나의 감정이 이렇다고 말이다. 나는 지금 이것을 원한다고 말이다. 

만두, 너도 밖에 나가고 싶은 걸 표출하고 있는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