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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리마 레스토랑] 세계 6위 레스토랑 Central, 해발고도별 재료로 요리한 14코스의 특별한 경험

2019년도 세계 6위이자 남아메리카 1위 레스토랑인 Central 미식의 나라, 페루에 위치한다. Central의 셰프는 Virgillo Martinez로 르꼬르동 블루에서 공부를 마친 후에 뉴욕과 싱가포르, 스페인의 저명한 레스토랑에서 근무 후에 리마로 돌아와 2008년 레스토랑 Central을 열었다. Central은 리마에서 가장 힙한 동네인 Barranco에 위치하는데, 한 건물 내에 Virgillo Martinez의 부인  Pía León 이 운영하는 Kjolle와 그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바 Mayo가 모두 함께 있다. 한 장소 내에서 남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남미 1위 레스토랑을 함께 만날 수 있다. 

Central은 적어도 몇 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덕분에 단 3일 전에 예약이 가능했다. 아래의 페이지에서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코스와 시간 확인이 먼저 가능하다. 

 

Central Restaurante

En Central exploramos el territorio de Perú enfocados en ecosistemas, y alturas. Desde el Mar hasta la Amazonía, atravesando los Andes, el Perú es amplio y diverso.

centralrestaurante.com.pe

 

예약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https://central.mesa247.pe/#/central

 

central.mesa247.pe

 

2020년 10월 3일에 방문을 했고, 이 시기에 제공하던 코스는 두 가지였다.

- EXPERIENCIA TERRITORIO EN DESNIVEL로 11코스가 제공되며 가격은 인당 386 soles (약 12만 원)

-EXPERIENCIA MUNDO MATER로 14코스가 제공되며 가격은 인당 480 soles(약 15만 원) 

두 코스의 차이점은 아래 14코스는 메인인 메로 생선, asado de tira (갈비), 랍스터가 추가로 나오는 것이었다.

 

 

예약 시 음료 페어링도 선택할 수 있으며 종류는 세 가지가 있다.

-Mater Expericiencia Terroir은 각 코스마다 와인만 제공되며, 가격은 인당 270 soles(약 8만 6천 원)

-Mater Armonizacion Origen은 발효주, 증류주, 남미생산 와인이 제공되며, 가격은 인당 220 soles (약 7만 원)

-Mater experiencia Nectares y Extractos은 비알코올 음료가 제공되며, 가격은 인당 160 soles(약 5만 원) 

우리 일행은 Experiencia Mundo Mater로 14코스를 그리고 페어링 음료는 주문하지 않았다. 예약을 마치고, 예약 전날에 재 컨펌 메일이 다시 도착했고, 확인 후 다음날 오후 6시 예약에 시간을 맞춰 도착했다. 지금은 팬데믹때문에 발레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차량을 주차하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예약인원을 확인 후에 Central에서 새로운 마스크가 든 봉투를 건네준다. 식사하는 동안에는 봉투 속에 새 마스크를 보관하면 된다. 

새롭게 마스크를 바꿔서 착용하면, 담당자가 레스토랑 안까지 안내한다. 작은 정원이 인상적이다.

레스토랑 Central

 

주차 후 안내를 받아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길

 

레스토랑은 오픈 키친이며, 우리가 예약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자리를 안내받고, 오늘 진행될 코스요리 메뉴와 식재료를 시각과 감각으로 표현한 엽서들도 나누어 준다. 예약 시에도 배지 테리언 또는 알레르기의 여부를 체크해야 했는데, 담당 서버가 왔을 때도 한 번 더 확인하였다. 같이 간 친구 한 명은 고수를 먹지 못해서, 제외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메뉴와 인상적인 엽서

 


첫 번째 코스:  ROCAS NEGRAS, 해발고도 10M

식재료는 Yuyo, Almejas, Raiz dulce이다.

첫 코스가 나오고 담당 셰프가 친절하게 각 재료의 오리진과 먹는 방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사진에서 보이는 노란색 소스는 aji amarillo로 페루 고추로 만들어졌으며 맵지는 않으며 상큼하게 톡 쏘는 맛이 식욕을 돋워 주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오징어 먹물로 색감이 입혀진 튀겨진 Yuyo와 함께 먹는다. 초록색 작은 볼은 조갯살(almejas)로 아주 부드럽고 달콤했다. 해발고도 10M, 해안에서 구한 식재료로 준비된 첫 코스이다. 

첫 번째 코스요리

 


두 번째 코스:  VALLE SECO, 해발고도 55M

식재료는 Camaron, Loche, Palta이다. 

 잘 파진 호박(loche) 안은 민물새우(camaron)와 아보카도(palta)로 부드럽게 채워져 있다. 맛은 조금 짠 편이었다. 

두 번째 코스요리

 

 


세 번째 코스:  SELVA ALTA, 해발고도 1350M

식재료는 Cocona, Papa Voladora, Yacon이다. 

초반에 나온 코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스이다. 코코나(Cocona)는 최근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과일로 아마존의 토마토라 불린다. 비타민C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 레벨을 낮춰주며 신장의 기능을 향상한다고 한다. 코코나 소스의 맛은 달고 상큼했다. 마추픽추를 제외하고 페루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 감자가 아닐까? 감잣국답게 3,000종류 이상의 감자가 종류 한다. 그중 정말 특이한 감자가 오늘 코스에 포함되었다. 이름은 Papa Voladora, 말 그대로 flying potato 나는 감자이다. 감자의 모습을 따서 이름을 지은듯한데, 모양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야콘과 감자로 튀겨진 요리와 겉이 그을려진 감자 요리도 상당히 맛있었는데, 감자 요리 자체의 맛이 뛰어나서 코코나 소스가 없이도 충분했다. 흥미로운 식재료를 눈으로 보면서 맛을 보는 게 즐거운 경험이었다.

세 번째 코스요리
Papa Voladora 날으는 감자


네 번째 코스:  EXTREMA ALTURA, 해발고도 4200M

식재료는 Maices, Kiwichas, Sauco이다. 

정말 부드러운 옥수수(maiz) 크림이 밑에 깔려있고, 페루 고지대에서 나는 키위 차는 엘더베리(Sauco)와 옥수수로 색이 입혀져 톡톡 튀는 식감을 선사해준다. 사진상 보이는 튀김은 재료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또한 옥수수 색이 입혀져서 예쁜 시각적 효과도 보여준다. 따뜻한 옥수수 크림을 베이스로 키위 차와 튀김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네 번째 코스

 


다섯 번째 코스:  Mero Murike

식재료는 메로 생선이다. 

이번 메인은 11코스에서는 포함되지 않는 요리이다. 부드럽게 튀겨진 메로 생선과 메로 머리로 육수를 낸 소스를 곁들어서 먹는다. 육수의 간이 조금은 짠 편이었다. 

다섯 번째 코스


여섯 번째 코스:  CONEXION AMAZONIA, 해발고도 148M

식재료는 Cecina, Paiche, Yuca이다.

'아마존 우림과의 연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재료 또한 페루 아마존에서 왔다. Cecina는 절인 돼지고기로서, 페루 아마존 지역(Iquitos도시)에서 높은 온도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는 육류로 Cecina를 즐겨먹는다. Paiche는 아마존 강에서 서식하며, 아마존 강의 왕이라고 불리는 생선이다. 사실 이키토스 지역에 가면, Paiche는 보호대상으로 포획 및 유통화가 금지되어있었지만 2020년 10월 1일부터 Paiche의 유통이 가능해졌다.(아이러니하게도 2018년 이키토스를 방문했을 때, 여느 식당에서 모두 Paiche 요리를 판매했다) 

하얀 거품 안은 Paiche 생선과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있고,  카사바(Yuca) 튀김이 위를 장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절인 돼지고기 때문인지 맛은 조금 짠 편이었다.

여섯 번째 코스


일곱 번째 코스:  SUELO DE MAR, 해발고도 0M

식재료는 Conchas, Sargazo, Pepino이다. 

바다에서 온 식재로 구성된 코스이다. 조가비(concha)가 안에 숨겨져 있으며, 모자반(Sargazo)과 해삼으로 구성되어있다. Pepino는 스페인어로 오이라는 뜻인데, pepino de mar은 바다의 오이로 해삼의 모양이 오이와 비슷해 붙여지게 되었다. 여섯 번째 코스의 짠맛을 지워주기 위함이었는지 아주 상큼했다. 

일곱 번째 코스


여덟 번째 코스:  LANGOSTA

식재료는 바닷가재이다. 

페루 북부 Tumbes 지역에서 공수해 온 바닷가재라고 한다. 통통한 바다가재 살을 한 입에 느낄 수 있다. 

여덟 번째 코스


아홉 번째 코스:  MIL CENTRO, 해발고도 3750M

식재료는 Oca, Arcilla Chaco, Hojas de Alturas이다. 

시각적으로 완벽한 플레이팅이었다. 가운데 보이는 오카(oca)라고 불리는 덩이줄기의 한 식물이다. 진흙(Arcilla Chaco) 속에서 구워져서 나오는데, 셰프가 바로 앞에서 해체작업을 해준다. 

아홉 번째 코스


열 번째 코스:  AGUAS DE AMAZONIA, 해발고도 190M

식재료는 Carachama, Mishkina, Ayrampo이다.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메깃과 생선 (Carachama)의 튀김이다. 처음 보는 재료인 Mishkina는 아마존 음식에 드레싱을 하거나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Ayrampo 역시 처음 보는 재료로서 페루의 Huancavelica 지역에서 수확하며 블루베리와 비슷하다. 아래 튀김의 선홍빛은 Ayrampo로 내었다. 생선 튀김에 카레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된다.  

열번 째 코스

 


열한 번째 코스:  ASADO DE TIRA

식재료는 asado de tira이다. 

11코스에 포함되지 않는 메인이다. 이때 메인은 드디어 셰프 Virgillo Martinez와 등장했다. 셰프의 인사와 함께 요리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다큐 Down to Earth with Zac Efron의 리마 편에서 잭 에프런이 Central 레스토랑에 등장해서 셰프를 만나서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에 셰프와 함께  리마 Surquillo 시장에 들러서 세비체를 맛보고 미라플로레스 말레꼰 해변에서 함께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실 Virgillo Martinez 셰프는 요리사의 꿈을 꾸기 전에 스케이트 보드 선수를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꿈이 좌절되어 요리로 전향했다고 한다. 셰프와 인사 후에 넷플릭스 셰프가 나오는 에피소드를 잘 봤다고 얘기하자, 웃으며 고맙다는 답을 받았다. 요리의 설명 후에 테이블에서 셰프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나중에 레스토랑 나갈 때도 또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을 건네주었다. 

Asado de tira는 소갈비이며, 위의 소스는 치리모야(chirimoya) 과일로 만들어졌다. 부드러운 고기 위의 달콤한 치리모야 소스와의 궁합은 정말 최고였다. 

열한 번째 코스

 


열두 번째 코스:  BOSQUE DE LOMA, 해발고도 810M

식재료는 Cuello de Cabro, Raices Diversas, Tomate이다. 

'언덕의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재료들로 준비되었다. 작은 염소 목 부위의 고기와(cuello de cabro), 잎줄기와 토마토가 어우러져 상큼한 맛을 낸다. 

 

열두 번째 코스


열세 번째 코스:  VALLE SAGRADO, 해발고도 2700M

식재료는 Cabuya, Chirimoya, Muña이다. 

페루 쿠스코 지역 '잉카의 성스러운 계곡'에서 온 재료들로 준비된 디저트들이다. 셰프가 들고 온 차가운 나무 밑동에서 Muña로 만든 셔버트를 즐길 수 있다. 용설란(cabuya)이라고 불리는 식물과 치리모야 과일 또한 어우러져 이전의 기름진 맛들을 모두 씻어낼 수 있었다. 

열세 번째 코스

 


열네 번째 코스:  Cacao Chuncho, 해발고도 1800M

식재료는 Mucilago, Semillas, Cascaras이다. 

드디어, 길고 긴 14코스의 마지막 디저트이다. 가운데 보이는 투명한 것은 카카오의 과육(Mucilago de Cacao)이다. 예전에는 이 투명한 카카오의 과육이 버려졌으나,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식재료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고 한다. 푸딩 같은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카카오 껍질 (cascaras de cacao) 차이다. 쓴맛은 많이 없는 편이었다. 부드러운 카카오 케이크 디저트도 일품이다. 접시 안에 위치하고 있는 돌은 안쪽에 아이스크림으로 가득 차 있다. 

열네 번째 코스

 

길고 긴 14코스가 끝이 났다. 약 3시간 30분가량 동안 진행되는 멋진 경험이었다. 장시간 먹는 코스여서 사실 저녁보다는 점심에 가는 걸 추천한다. 음료 페어링을 했다면, 정말 배가 불러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 듯하다. 대신 칵테일 또한 판매하고 있으니, 한 잔 정도 즐기는 걸 추천한다. 

코스가 모두 끝나갈 무렵, 갑자기 레스토랑 안의 직원들의 움직임이 어수선해지고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우리가 앉은 자리 건너편 방에 커플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프러포즈를 한 것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프로포즈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한 쪽 무릎을 꿇고 반짝이는 반지를 꺼내는 예비 신랑의 모습과 너무도 감격해하던 예비 신부의 모습은 모두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셰프들과 직원들도 모두 들려, 그들의 프로포즈를 축하해주고 돌아갔다.

세 명의 14코스 요리와 음료를 포함한 가격은 약 1580 soles(약 50만 원)이고, 서비스비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추가로 팁을 100 솔(약 3만 원)을 지불했다. 세계 6위 레스토랑을 3인 이서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가성비 대비 엄청난 경험인 듯하다. 페루의 전 지역을 여행 다니며 새로운 식재료를 구해 다니는 Virgillo Martinez 셰프의 Central 레스토랑의 승승장구를 기대해본다. 

 

레스토랑 Cent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