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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

리마, 45년만에 자동차 극장이 부활하다!

팬데믹이 시작되고 엄격한 락다운을 시행한 정부는 경제 재게를 4단계로 나누었고, 안타깝게도 영화관은 마지막 4단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에 대응해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45년 만에 리마에 자동차 극장이 부활했다. 7월 27일에 개장하였고, 위치는 Jockey Plaza 옆 푸드파크인 YOY Lima Box Park이다. 감성 넘치는 자동차 극장이라니, 리마에 가서 해야 할 리스트에 추가했고,  리마행 비행기를 끊고 나서 다음에 한 일이 바로 자동차 극장 티켓을 예약한 것이다.

 

자동차극장 (autocinema)은 총 2개의 관으로 구성되있고, 각 관마다 최대 130대의 차량이 입장 가능하다. 티켓은 두 종류이다. 차량 한 대 2인 입장과  차량 한대 3인 입장이다. 가격은 각각 55 솔,아래의 링크에서 예약이 가능하다https://autocinematondero.joinnus.com/?sede=jockey#peliculas

 

Autocinema Tondero | Venta de entradas | Join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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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cinematondero.joinnus.com

안타깝게도 현재로서 신작은 상영하지 않는다. 예약 당시에는 아멜리아, It, 라라랜드, 쥬라기공원, 시네마 천국, 인생은 아름다워, 글레디에이터, 나쁜 녀석들 등이 있었다. 또 예약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대다수가 더빙된 영화이기 때문에, 자막 있는 영화를 추천한다. 

 

자동차극장(autocinema) 입구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영화 로켓맨(Rocketman)을 예약했다. 차 없는 리마에서의 삶은 한마디로 지옥이다. 친구 덕분에 편안하게 가는 길, 금요일 저녁의 험난한 Javier Prado 교통체증을 뚫고 자동차극장에 도착하면, autocinema라는 번쩍 번쩍이는 간판과 LA 선셋 대로 같은 입간판 앞의 전시용 자동차가 손님들을 맞이하며 감성을 돋운다. 

 

인터넷에서 구매한 티켓을 보여주고 예약한 자리에 가서 주차를 하면 된다. 스크린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첫 번째 열이나 두 번째 열에서 가장 잘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크린 아래에 나와있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면 오늘 상영할 영화의 오디오를 들을 수 있다. 차 밖으로는 매점 직원분들이 돌아다니면서 주문을 받으시고 바로 POS기로 결제하고 음식까지 받을 수 있다. 판매하는 메뉴는 팝콘, 핫도그와 음료뿐이다. 하지만, 차량을 주차하고 옆 YOY 푸드박스로 조금 걸어가면 음식을 구매해서 차량으로 가지고 올 수도 있다. 몇몇 가게들은 친절하게도 차량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고도 한다(구매 전에 차량까지 배달을 해주는지 꼭 문의해보길!). 

 

 

YOY 푸드파크! 사실 상당히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안티쿠초를 파는 가게 
페루 어디서든 안티쿠초를 시키면 항상 감자는 사이드로 온다. 가끔은 옥수수도 

 

 

오늘 저녁의 선택은 anticucho와 tequeños이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맥주 또한 즐길 수 있다!  편안하게 차 안에서 영화를 보며 먹고 싶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일반 극장과의 차이점이랄까. 더 이상 뒷좌석의 발길질도 받지 않고, 누군가의 핸드폰 알림이나 수다로 방해받지 않는다. 

tequeños 와 맥주. 차를 아끼는 친구를 위해 소스 한 방울을 시트에 떨어트리고 싶은 욕망이 솓구쳐 올랐다. 

 

 

영화가 끝나면,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서 한 줄씩 차례대로 나가는데, 그전에 눈길을 사로잡던 센스 있던 영화관의 대처는 바로 배터리가 나간 차량들을 위해 배터리 점프 스타터를 들고 다니는 안내요원들이었다! 몇몇 차량들은 정말 배터리가 나가서 안내요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고 차례로 나가는 차량들 

 

스크린 뒤편으로 우뚝 솟아있던 야자수들과 바다에서 올라온 해무에 습기 가득하고 앞이 뿌옇던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풍경을 뒤로하고, 자동차 극장에서 평소보다 색달랐던 금요일 밤 저녁이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