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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출판하는 마음』농부의 땀방울이 모여 쌀이 밥상에 올라오듯, 책 한 권은 이런 마음들이 모여 독자 손에 놓여진다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가 블로그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글 하나에 정성을 담고 또 내 감정과 마음을 담는다는 것, 쓰는 행위가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몸소 체득하고 있다.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과 함께 더 어려운 일 ' 책을 펴내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져 있는 책. 작가 은유의  『출판하는 마음』이다. 

 

밥 한그릇이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치는가. 농부의 땀방울과 수고가 묻어있으니 밥 한 톨 남기지 말라는 말은 어렸을 적부터 얼마나 들어왔던가. 따뜻한 공깃밥 한 그릇이 얼마나 무수히 많은 과정을 걷쳐서 우리에게 놓여있는 것처럼, 책 한 권이 독자의 손에 놓이기까지도 단 하나의 과정도 생략될 수 없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깃들어가 있다. 

 

김민정 문학 편집자의 마음, 너구리 김경희 저자의 마음, 홍한별 번역자의 마음, 이환희 인문편집자의 마음, 이경란 북 디자이너의 마음, 박흥기 출판 제작자의 마음, 문창운 출판마케터의 마음, 박태근 온라인 서점 MD의 마음, 정지혜 서점인의 마음과 마지막으로 이정규 1인 출판사 대표의 마음이 모두 모였다. 

 

출판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몰두하는 이들의 인생에는 모두 각자만의 키워드가 있는 사람들이였다.

 

단순하게 서점이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서점인이 선택해 판매하는 책 한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그런 멋진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서점인,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는 멋진 직업을 가진 번역가, 책에 근사한 옷을 입혀주는 북디자이너, 현장을 뛰어다니며 활자들을 종이에 탄생시켜주는 출판 제작자. 

 

책이라는 한권이 출판되기까지 무수한 단계들을 거치며 이 과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이러한 마음가짐임을 듣고 느끼며, 일을 대하는 그들의 애정에 대한 감탄이 일러왔다. 책 한 권이 나온다는 것은 마치 출생의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까. 어느 하나도 가볍게 만들어진 것도 없다. 인생에서 만날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함부로 평가하고 잣대를 들이밀면 안 됨을 느끼며... 고심을 써 내려간 작가와  꼭꼭 숨어있는 작가를 발견하는 이, 독자들을 위해 더 아름답게 다듬는 이, 종이의 결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이, 바쁜 이들을 위해 좋은 책을 선별해주는 이, 글 위에 예쁜 옷을 입혀주는 이.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이들이다. 

 

『출판하는 마음』을 다 읽고나서 표지가 다시금 보인다. 책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한 사람의 뒷모습은 마치 고심, 애정, 걱정, 소중함 또 애틋함의 다양한 마음을 가지고 성서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를 포함한 11인의 마음은 이러한 자세로 책을 출판함을 느끼게 해준 책. '일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 멋있는 거구나'를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책.

쌀 한톨 남기지 않듯, 어느 책 한 권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함을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