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목적지, 아름다운 협곡 속에 위치한 Catarata de Capua이다(Catarata는 스페인어로 '폭포'를 뜻한다). 아레키파 도시의 북서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Yura에 위치하며, 이 작은 마을의 특징 중 하나는 페루 시멘트 회사 Yura가 위치한다는 것.
마을 Yura의 뜻은 남미의 토착언어 케추아어 'Yurak'에서 왔으며 흰색을 뜻한다. 흰색 유문암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폭포로 가는 길 하얀 협곡이 너무도 인상적이다.
아레키파 도심에서 약 25km 정도 떨어져있고, 1시간 내외에 도착할 수 있다.
예쁜 케익 한 조각 들어낸 듯 언덕들을 한 조각씩 들어내 도로를 만들었다 :)
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Yura 마을에 온 걸 환영한다는 건축물을 마주한다.
Catarata de Capua는 Yura 마을 안에 위치하는데, 이 폭포를 가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비포장 도로를 달려, 협곡에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해서 협곡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는 방법
2. 도로가 잘 깔려있는 Yura마을에 주차를 해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방법
나의 경우 전자를 택했다. 비포장 도로가 초입부에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가는 길 조금만 실수를 해 핸들을 꺾으면 바로 낭떠러지이기에,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비포장 도로로 가는 길 처음에 두 갈래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야 한다. 아무런 표지판이 없기에, 동네에 사시는 분에게 물어보았다.
약 15분 정도의 비포장길을 쭉 달리면, 아래의 표지판 Capua와 함께 작은 집을 만난다. 도착하면, 주인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설명도 해주신다. 주차비는 5 솔(약 1,500원)로 선금을 내야 한다. 가기 전에 꼭 꼭 repelente(벌레퇴치제)를 발라야 한다. 폭포와 산 모기들이 엄청나게 뜯어댄다. 약국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가는 길이 험할 것 같아서 운동화도 챙겨갔는데, 주인아주머니는 가는 길 폭포를 걸어야 하니까 신고 있던 크록스를 신고가라고 얘기해주셔서, 운동화는 두고 갔다. (역시, 아주머니의 말이 맞았다.)
비포장 도로에 차가 너무 떨려, 아침에 내려온 커피를 제대로 못마셨다가, 등산길에 이제 마시며 만두와 내려간다.
두 번째 폭포를 지나고서는 가는 길이 조금 어려웠다. 진짜 돌을 두 손으로 잡고 올라서야 했는데 짧았지만, 필리핀 세부 가와산 캐녀닝을 가는 길 같았다. 사실, 가는 길에 단 한 명의 방문자도 만나지 못했는데, 마지막 폭포쯤에 도달했을 때는 가족들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벌써 도착해서 물장구를 치고 놀고 있었다. 마지막 폭포에 올라갈 때는 암벽이 너무 커서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도와주셔서 쉽게 올라갔다.
높은 협곡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 엄청난 규모는 아니지만, 협곡 마지막 속에 숨어있는 이 폭포의 매력은 남다르다.
폭포 밑으로 들어가 사진 찍는 여행자들도 있고, 폭포 밑에 캠핑하러 온 관광객들도 꽤 있었다. 가만 앉아서, 폭포 소리도 듣고, 만두 간식도 나눠주고 숨을 돌렸다. 도착했을 때는 약 11시 정도였고,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도 꽤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가는 길에 강아지풀들이 엄청나게 많아, 하나를 꺾어들고 걸었다. 강아지풀의 흩날림이 협곡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세기를 보여준다:)
협곡을 빠져나와 다시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많은 선인장들의 이국적인 모습이 너무도 좋다.
올라가는 길, 그림자 하나 없어서 만두에게는 힘들었나보다. 전력 질주해서 먼저 올라가더니, 그늘 속에서 숨어있었다.
드디어 도착을 했다. 주인아저씨가 이번에는 나와 만두를 맞아주셨다. 이곳에서 사시며, 농사도 하신다고 한다. 밑에 밭에서 감자, 당근 등을 수확하신다고 한다. 만두와 나의 사진도 친절하게 찍어주셨다.
아름다운 협곡과 폭포를 뒤로하고 돌아간다. 비포장 도로를 쭉 나와서, Yura Viejo (올드 Yura) 마을이 궁금해서 다시 15분 정도를 더 달려서 들어갔다. 올드 Yura이지만, 마을로 올라가는 길, 길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U자를 따라 올라가는 길도 운전하기 너무 재밌었다. 그러다 가는 길, 깜짝 놀란 게 분명 저 멀리 반대편 폭포에서 만난 아저씨가 당나귀를 타고 유유히 내려오시는 게 아닌가? 아저씨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마을은 작고 한적했다. 광장에는 1746년에 건설된 작은 성당이 있다. 돌아내려오는 길에 주인아저씨를 또 만나버렸다. 나는 차를 타고 30분을 걸려서 왔는데, 아저씨는 어떻게 벌써 여기 있냐고 물었더니, 아까 그 장소에서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고 하신다. 마을에 볼일이 있어서 이웃주민 당나귀를 빌려서 일을 보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자기도 차가 있다고 웃으면서 얘기하셨다. 좋은 주말을 보내라고 서로 웃음 지으며 인사를 하고, 나는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한 시간만 도심에서 벗어나면,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이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음에 오늘도 너무 감사하다. 행복은 이런 나날들을 살아갈 수 있는 그 자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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