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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키파/나들이

Quequeña, 아레키파 근교 나들이

아레키파는 총 29개 구로 구성되어있고, 그중 하나인 오늘의 목적지 Sogay는 안타깝게도 도로 정비로 길이 막혀있어서, Sogay에 도달하기 전에 있는 마을인 Quequeña를 다녀왔다.

 

아레키파 도시에서 약 30km 정도 떨어져있는 Quequeña 마을은 1857년 1월 2일에 건립되었고, 마을 이름은 케추아어 KeKeña에서 왔으며 "ya tronó" 이미 천둥이 쳤다 라는 뜻이며, 이곳은 아레키파의 우기 기간인 1월에서 3월의 기간 동안에 엄청나게 쏟아내리는 비와 함께 천둥 또한 많이 친다고 한다. 

 

Quequeña를 도착하기 위해서는 Yarabamba라는 마을을 거쳐야 한다. Yarabamba 마을 입구의 하얀 유문암으로 예쁘게 올려진 구조물을 통과하고, 마을을 쭉 가로질러 가다가, 작은 물길을 건넌 후에 경사길을 따라 올라가면 Quequeña에 도착한다. Yarabamba 마을은 Quequeña 마을보다 규모가 조금 더 큰편이지만, 낮은 건물의 집들과 좁은 골목들은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마을 광장 옆에 Picanteria (페루 전통음식점을 파는 곳)도 있고, 아레키파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Queso helado도 팔고 있다. 

YARABAMBA 마을 입구 
YARABAMBA 마을 끝자락에 있는 물길을 통과해 올라가면 목적지 마을에 도착을 한다. 

 

 

 

경사길을 올라 Quequeña에 도착을 하면 맞이해주는 것은 아주 작은 광장과 성당이다. 짧은 시간에 모두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곳이지만, 둘러보는 것에만 한정을 두지 않고, 광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언덕 위의 예수상과 마을 냄새와 분위기를 느껴보고 간다. 마을 입구 왼편에는 정말 작은 식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아레키파 전통 음식을 포장해서 갔다. 점심 메뉴 25 soles(약 7$) 의 구성은 rocoto relleno, chicharrones 그리고 pastel de papas이다. 

 

마을 광장과 성당

 

1940년대에 재건축 되었다는 작은 성당 

오늘의 점심 도시락을 들고, Sogay를 향해갔다. 마을을 벗어나는 길은 골목이 정말 좁아서 반대방향에 차가 오면 후진해서 비켜줘야했다. 비켜줘서 고맙다고 상대편 운전자에게 인사했더니, Sogay 마을 가는 길은 지금 막혀있다고 또 고맙게 알려주었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탁트인 푸른 들판과 소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마 매 주말마다 자연의 풍경을 즐기기 위해 아레키파로 이사 온 게 아닐까. 

햇살받으며 여유로운 소들, 안녕! 

 

마을을 벗어나며 찍은 풍경 

Sogay 마을을 올라가지는 못하고, 대신 작은 계곡 옆에서 멈췄다. 그곳에서 캠핑의자를 꺼내 마을에서 사온 점심을 먹고, 여유롭게 책 읽으며 나른하게 오후를 보냈다. Covid-19 락다운 기간이 해제가 되고, 많은 가족들이 함께 야외활동을 즐기기 위해서 나와있어서, 조금은 어수선했지만 그래도 이 북적거림 속에서 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 또한 느껴본다. 

아레키파 전통음식, 25soles. 

 

계곡 벽의 이끼를 타고 내려오는 물방울들
덩그러니, 캠핑의자

계곡 반대편으로 나있는 작은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 또 다른 작은 언덕이 있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북적거림도 멀어지고, 조용히 만두와 둘이서 함께 햇살을 받으며 걸어본다. 

 

한 해 또 한 해를 지내가면서...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점점 더 선명해져 간다. 10살 무렵의 나는 가족들과 할아버지 시골 산소에 가는 길에 맡던 거름 냄새가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는 이 냄새가 가까이하고 싶은 냄새이고, 그리운 냄새이다.

도시의 소음에서 멀어져 보낸 반나절의 하루를 등뒤로 하고, 다시금 도시로 돌아가는 길에서 보이던 풍경은 마을을 향해 갈 때는 보지 못했던 Misti 화산과 Pichu Pichu 산이였다. 

 

작은 도시의 매력 한 스푼과 자연의 아름다움 두 스푼이  들어간 내가사는 이 도시 Arequipa의 매력을 느낀 하루. 다음 주말이 벌써 기대가 된다. 

 

마을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 멀리보이는 우리를 환영해주는 Misti